부스트캠프 AI Tech 7기 합격 후기

2024. 7. 28. 15:53Boostcamp AI Tech

 

오늘은 네이버 커넥트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boostcamp AI Tech' 7기 준비 과정과 합격 후기를 이야기하려 한다!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이 담긴 것을 참고해서 봐주길 바란다.

 

 

1. 부스트캠프 이전

  블로그 이름에서 보여지듯, 나는 사학과 학생이다.

  정확히는 본 전공 사학과에서 초기 비잔티움 제국 분야로는 국내에서 연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학과 교수의 꿈에서 중도 하차하고, 게임 회사에 취직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콘텐츠 제작 전공을 만들었다가 장렬하게 폭발사산한 후, 내년부터 컴퓨터공학과를 3전공으로 진학하는 '사학과 공대생 (진)'이다. 

 

   내가 AI 엔지니어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2021-2022년 개발자 열풍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풀스택 개발자로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다. 그 친구는 주변 애들들에게 개발자의 유망함을 어필하며 SW 업계로 끌어드이려 했는데, 정작 낚인 것은 나 하나 밖에 없었다. 2전공이 게임 개발을 염두에 둔 콘텐츠 제작 전공이 된 것도, 컴퓨터공학과 복수전공과 AI 엔지니어로의 진로 설정 같은 큼직한 변화들이 다 그 친구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문제는 꿈은 프로그래머로 바뀌었지만, 몸과 정신은 여전히 사학과 학생으로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6학기를 마치고 어린이집 사회복무요원이 되며 시간이 생겼지만, 여전히 코딩보다는 영어, 불어 등등을 공부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2024년이 되어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제서야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활동을 해보려 했다. 그 때 마주한 것이 네이버 부스트클래스였다.

AI 엔지니어로의 첫 걸음을 내딛게 한 <부스트클래스>

  

   네이버 부스트클래스 <AI 엔지니어 기초 다지기: 부스트캠프 AI Tech 준비과정>은 AI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한 기초 프로그램이다. 사실 게임 개발과는 하등 상관이 없지만 두 가지가 끌렸다. 첫 번째는 1:1 코칭이 가능해 내가 모르더라도 코치님이 알려주실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부스트클래스가 유명한 부트캠프, 부스트캠프 AI Tech 지원 시 가산점을 준단 사실이었다. 그렇다 한들 자기 분야랑 하등 상관 없는 프로그램에 뭣하러 참여하려 할 수 있지만, 2024년은 AI가 엄청난 화두가 된 해였다.

그렇다. 나는 '일단 AI가 대세다!'하고 부스트클래스에 올라탔다.

지금 봐도 내가 이걸 어떻게 수료했지... 싶은 부스트클래스

 

   부스트클래스는 K-디지털 기초역량훈련의 일환으로,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자 500명에게 머신러닝, 인공지능 수학, 딥러닝 기초 강의와 1:1 코드 리뷰 및 멘토링을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과정이다. 한 회차에 500명이란 많은 인원을 뽑는 만큼, 선발 과정은 간단했고 합격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점은 인공지능 입문자도 '들을 수는 있다'고 했지, '인공지능 입문자 수준에 맞추어서 강의를 한다고는 안했다'는 점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부스트클래스 강의는 부스트캠프에서 제공하는 강의 일부였고, 당연하게도 나는 처음 듣는 단어들과 지식의 융단 폭격에 얻어터졌다.

 

   다행히도 코치님께서 똑똑하고 친절하신 분이라 (비전공자+부캠 AI Tech 출신 의료 AI 엔지니어셨다), 매번 코알못도 이해하기 쉬운 답변을 정성스레 적어주셔서 궁금한 점을 해결하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부스트클래스 기간 동안, 평일에는 (낮) 사회복무요원 생활 -> (체력 고갈) -> (저녁) 강의 수강 -> (밤) 1:1 Q&A를 반복하고, 주말에는 셀프리뷰 프로젝트 / 코드리뷰 프로젝트 과제를 풀다가 구글링해도 마땅한 해결책이 안 보이면, 노진구가 되길 반복했다. (코치에몽 살려줘!)

코치 님 정말 x 100 감사했습니다..

   

   4월 어느 날, 서초구 청년센터 행사에서 네이버 웹툰 백엔드 개발자님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나는 개발자님께 부스트클래스로 AI를 공부하고 있다 밝혔고, 앞으로 어떤 길을 밟아가야 할지 여쭤봤다. 개발자님께서는 인문계 학생으로썬 얻기 힘들었던 여러 정보와 활동을 추천해주셨고, 그 중에서도 가장 처음에, 우선해서 해야할 활동을 정해주셨다.

 

"네이버 부스트캠프를 0순위로 두고 시작해볼까요."

 

내 부캠행이 이렇게 결정되었다.

 

 

2. 부스트캠프 준비 과정

1) 지원 배경

 

   네이버 부스트캠프는 꽤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개발자 친구와 선배도 부스트캠프는 Web·Mobile이든, AI Tech든 커리큘럼과 네트워킹 측면에서 정말 좋은 부트캠프라 추천하곤 했고, 나조차도 부스트캠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전에 지원조차 하지 않은 건 어차피 오르지 못할 곳은 쳐다보지도 말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와 부캠 모두에게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부스트캠프 선발 과정이 단 한 번의 테스트로 합불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간소화되었고, 또 하나는 부스트클래스 수료생 가산점으로 다른 지원자들과 점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할만하다는 계산이 섰다. 나아가 부스트클래스에서 짧은 시간 동안 배운 내용들이 의외로 재밌었고, 이를 부스트캠프에서 훨씬 더 자세하고 깊이 배워보고 싶다는.. 배움에 목마름을 느꼈던 것 같다. 어차피 AI 엔지니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면, 최고의 커리큘럼을 배우고, 최고의 동료들과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성장하고픈 꿈을 부캠에서 이뤄보고 싶었다.

부스트캠프 AI Tech 7기 모집 일정

 

 

2) 지원서 작성

지원서 작성 시, CV, NLP, RecSys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부스트클래스에서 CNN 파트를 제일 재밌어 했어서 CV 트랙을 골랐다.

선택한 트랙은 앞으로 나와 함께 할 6개월의 도메인이 되므로 잘 고민해보고 선택하자!

 

그 다음, 네이버 부스트캠프 AI Tech의 지원서 문항은 아래와 같다.

 

1. 여러 부트캠프 중에서 부스트캠프 AI Tech를 선택한 이유와 AI 엔지니어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알려주세요. (400자 내외)

2. 지금까지 멋진 개발자(SW 또는 인공지능 분야)가 되기위해 시도했던 경험에 대해 적어주세요. 특히 무엇을 고민했고 시도를 통해 어떤 점을 배웠는지를 자세히 작성해주세요. (400자 내외)

3. 부스트캠프 AI Tech는 열정과 의지를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진행되는 곳입니다. 원활한 학습을 위해 기존에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했던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400자 내외)

4. 부스트캠프 AI Tech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료와 원활한 소통과 협업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동료와의 협업 경험을 본인이 기여한 부분을 중심으로 작성해주세요. (400자 내외)

 

  1번 질문에선 '사학과 개발자'인 점을 강조하려 했다. 새로운 기술과 배움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고, 이를 인문학과 융합해보고자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나아가 이 부분을 '바빌로니안 엔진'과 '베수비오 챌린지'와 같은 역사학-인공지능 융합 예시와 연결지어, 왜 사학과 학생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고 AI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하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2번 질문에는 부스트클래스 경사하강법 구현 프로젝트에서 고민하고 느꼈던 점을 적었다. 그때의 나는 경사하강법 구현 예시의 손실함수는 왜 일반적으로 MSE를 쓰는지 의문을 가졌고, 이를 MAE로 바꿔서 구현해보려 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과 깨달음을 적었다. 3번 질문은 자기주도학습 경험을 묻는 질문이었고, 인공지능 부트캠프인만큼 SW 학습 경험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생각했다. 그래서 학부 수업에서 p5.js로 인터렉티브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여러 가지 경로로 배워가면서 스스로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4번 협업 질문에는 메타버스 수업 기획 공모전 당시, 지도 교수님과 학생 개발팀 사이에서 발생했던 갈등을 조율해서 좋은 결과(대상 수상)를 이끌어내었던 경험을 적었다.

  

  지원서는 뽑는 사람에게 '나'를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글이라 생각한다. 지원서 초안에는 위 질문들의 답변을 정말 정성스레 적었었는데, 친구가 고쳐주면서 말하길 '질문에 답을 하지 말고, 널 설명하라고.'. 2, 3, 4번 질문은 경험을 물어보는 듯하지만, 요점은 지원자가 어떠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깨달았으며, 이를 통해 지원자의 면모를 확인하는 것이다. 부스트캠프가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표방하는 만큼, 스스로 끈질기게 공부해서 성장할 수 있단 '가능성'과, 다른 개발자들과 조화롭게 협업할 수 있다는 '소통'을 400자라는 짧은 글 에 잘 녹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지원서 작성 시, 부스트클래스 수료증과 포트폴리오(?)를 첨부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수료증(가산점)과 부스트클래스 강의 내용을 정리했던 노션 홈페이지 링크를 제출했다.

 

 

3) Pre-Course 온라인 자율 학습

프리코스 학습 관련 부스트캠프 공식 답변

 

   Q. Pre-Course를 꼭 들어야 할까요? 이제 가산점도 안 주는데요.

          (* 부스트캠프 AI Tech 가산점은 7기부터 Pre-course 수료증이 아닌, 부스트클래스 수료증으로 바뀌었다.)

 

    A.  '네, 반드시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Pre-Course 강의는 파이썬 프로그래밍부터 선형대수, 확률론, 딥러닝 기초를 아우르는 부스트캠프 AI Tech 사전 강의이다. 강의 퀄리티도 높고, 파트별 강의 개수도 많아서 인공지능 기초 지식을 자세하게 배워갈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입문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강의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프리코스 강의를 안 들을 생각도 했었다. 강의도 부스트클래스와 여럿 겹치고, 온라인 테스트도 1번으로 줄어들면서 코딩 테스트의 중요성이 커졌을 것이라 생각해, 그 시간에 코테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7기 준비방 오픈카톡방 사람들의 면면을 들어보니, 코딩 테스트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학부 연구생부터 대학원생, 현직자까지 있었다..) 그래서 AI 역량 테스트에서 승부를 보잔 생각으로 악으로 깡으로 프리코스 강의를 1회독했다. 퀴즈는 아예 답을 외워갔다. 실제로 AI 역량 테스트 파트의 문제 다수가 프리코스 강의 내용과 퀴즈에서 출제된 것을 돌이켜보면, 프리코스는 꼭! 꼼꼼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온라인 문제 해결력 테스트

   온라인 문제 해결력 테스트는 지원서 제출 인원 전원을 대상으로 3시간의 제한시간 안에 코딩 테스트와 AI 역량 테스트를 푸는 방식이었다. 테스트는 엄격한 규정과 감독 아래서 진행되었다. 컴퓨터 화면은 감독관에게 공유하고, 내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응시해야 한다. 해당 테스트는 클로즈드북 시험이기에, 구글링과 같은 일체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코테 보기 전 나 vs 코테 결과

 

   이전에는 중난이도 코테 + AI 역량 테스트의 1차 테스트와 고난이도 코테의 2차 테스트를 보았다 들었는데, 이번 테스트는 두 테스트를 적절하게 섞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이도는 준비 오픈카톡방 사람들이 평균 7~8솔을 했다 말하고, 나조차도 4솔까지 한 것을 보면 어렵지는 않았던 걸로 보인다. 다만 정확한 난이도와 합격 컷을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코알못은 자기가 본 테스트를 백준이나 프로그래머스의 어떤 수준이다... 라고 논하기 힘들 정도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알고리즘 공부 열심히 해야지.)

 

 

3. 부스트캠프 합격 후기

  온라인 AI 역량 테스트가 끝난 후, 결과가 언제 나오나 안절부절했던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도, 집에서도 메일이 왔는지 확인하는 걸 반복했다. 불합격이어도 좋으니 결과가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준비 오픈카톡방을 보니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인생에서 가장 설렌 순간 Top 3.jpg

 

    7월 15일 저녁, 준비 오픈카톡방이 난리가 나있었다. 메일을 열어보니,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테스트 이후 서서히 기대감을 내려놓고 있었고, 이미 불합격했을 때의 플랜B를 시작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30분 동안 온갖 감정들이 휘몰아치던 걸 간신히 진정시킨 후, 메일 회신으로 "부스트캠프 AI Tech 7기에 합류합니다!" 라고 보냈다!

 

 

4. 오늘과 내일

   부스트캠프 AI Tech 합격 후, 해야할 일이 은근히 많았다. 가장 먼저 HRD-net에 부스트캠프 수강신청하기! 부스트캠프가 일반전형과 KDT 전형으로 나눠 뽑지 않고, 이제는 K-Digital Training으로 전환된 만큼 내일배움카드 실물 증명과 HRD-net 수강신청이 필요했다. 나의 경우, 부스트클래스 (K-디지털 기초역량훈련) 덕분에 올해 초에 이미 내일배움카드를 발급해둔 상태여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준비 오픈카톡방에서는 발급 신청부터 실물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초조해했던 사람들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일배움카드는 미리미리 발급하자!

 

   그 이후에는 재직 중단 증빙서류를 제출했다. 부스트캠프가 기간 중 월-금 풀타임 (10:00-19:00) 참여를 요구하는 만큼,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애초에 부스트캠프 기간에는 그동안 모아왔던 휴가를 한 번에 빵 터뜨려서(!) 오직 부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원장 선생님, 사회복무요원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맞춰놓은 상태였다. (물론 떨어졌으면 그냥 비자발적 장기휴가 되는 거다) 다만 사회복무요원이란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재직자란 기묘한 슈뢰딩거 상태의 군인+민간인+직장인 혼종이라, 커넥트 재단이 재직 중단을 완전히 확인할 때까지 여러 차례 메일이 오고가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부스트캠프 AI Tech에 지원할 생각이 있는 학생과 직장인이라면, 부스트캠프 기간 동안의 일정은 미리 비워놓도록 하자!

부스트캠프 AI Tech 7기 출발!

 

  부스트캠프 AI Tech 7기 시작일까지 일주일. 지금은 1년 반의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6개월의 부스트캠프 생활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부스트캠프의 입구까지 다다른 것 같다. 내 진로를 뒤틀고서는 마지막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은 '그 친구'부터 지원서를 봐준 친구들, 부캠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신 KAIST 부캠 선배님, 부스트캠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주신 어린이집 선생님들, 집에서 응원하신 부모님까지... 내 주변에 과분하게도 정말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모두의 노력에 힘입어염원하던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부스트캠프를 베이스캠프 삼아 'CV 고수가 될 거야!'란 목표로 달려보려 한다.

 

아무튼 부스트캠프 AI Tech 7기 출발!